교정했던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치아교정 과정 중 마지막 단계는 '고정'단계라고 해서
마우스피스(?) 비스무리한 장치를 하루종일 입안에 끼고 있어야 한다. 소홀히 할 시엔
기껏 교정된 치아들이 본연의 위치로 틀어져버린다. 몇 개씩이나 되는 치아를 발치하면서까지
마련한 공간을 이용, 치아를 안으로 밀어넣는 과정을 통해 치아교열을 바로 잡는데만 적어도
1년 이상이 소요되지만 틀어지는 속도는 그야말로 순식간. 단 1개월이라도 고정장치를 소홀히
했다간 교정에 투자한 막대한 자원(돈, 시간 등)과 '사요나라'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며 후회만 하지
안타깝게도 게으른 탓에 고정장치를 소홀히 한 점이 없잖아 있다. 설상가상으로 교정하기 전만 해도
없었던 사랑니가 솟아나온 탓에 이것들을 뽑아내느라 고정장치를 오랫동안 끼지 못했었다. 오늘
어머니와 저녁식사 중에 교정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내 치아가 교정장치를 탈착하기 전보다
많이 벌어졌단다. 겉으론 어머니께 괜찮다고, 교정장치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끼면 다시 교정된 상태로
될 거라고 태연한 척 했지만 속은 이미 숯검댕이.
않던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는 듯이 죽을 듯한 인상을
피해보는 걸 극단적으로 기피하는 나이기에 그 말을 듣고 나서 초조하기 그지없었다. 죄송스럽기도 하고..
교정하는데만 천 만원 이상의 돈이 들어가는데 말이 천만 원이지 시급 5천 원의 알바를 매일 10시간씩
200일동안 일을 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다. 땅을 치며 후회해봤자 무슨 소용이겠는가 ▶◀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지금부터라도 고정장치를 꾸준히 껴야겠지..
써가며 말이다. 이는 동물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뜻일까?
분명 후회할 것임을 알고도 본능에 충실한 한 인간을 바라보며 문뜩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인간도 역시
동물과 매한가지.. 그럼에도 다른 동물과는 달리 후회에서 배울 점을 찾아내고, 다음 번엔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란 다짐을 하는 동물이 바로 인간. 그런 과정을 통해 인간은 성숙한다. 그리고 소년은 어른이 되어
나간다.
이는 나에게 해당되는 말'이였'기도,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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